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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대동경귀가전 : 오니와 인간의 계약 결혼, 전통과 현대의 충돌, 러브 코미디

by umin2bada 2025. 6. 19.

《대동경귀가전》은 『벨제바브』로 유명한 만화가 타마라 료헤이가 선보인 액션 판타지 러브 코미디로, 인간과 오니(요괴)의 혼인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무대는 현대 도쿄지만, ‘귀가’라는 전통적 오니 문화와 일본 신화 요소가 융합되어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한다. 주인공 ‘우타이 히로토’는 전설의 오니 명문가 ‘온기츠 가문’의 차기 당주 ‘오니코’와 정략결혼하게 되면서, 평범했던 일상이 순식간에 비일상으로 바뀌고 만다. 오니의 세계와 인간 사회가 충돌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점차 진정한 ‘부부’로서 관계를 맺어나가게 된다. 시원한 액션, 코믹한 전개, 따뜻한 감정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본 작품은 일본식 퇴마물에 러브 코미디와 성장 서사를 더한 이색적인 현대 판타지물로, 빠른 전개와 개성 있는 캐릭터 구성이 매력이다.

만화 "대동경귀가전" 이미지

오니와 인간의 계약 결혼,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다

《대동경귀가전》의 핵심 설정은 ‘오니와 인간의 혼인 계약’이다. 평범한 고등학생 히로토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오니 ‘오니코’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듣게 되며, 그의 평범한 삶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오니코는 겉으로는 강인하고 고압적인 여성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전통을 중시하는 온기츠 가문에서 자라났고, 가문을 위해 인간과의 혼인을 맺는 사명을 부여받은 인물이다. 반면 히로토는 평범하고 소극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놀라운 용기와 결단력을 보이는 인물로,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은 초반부터 다양한 갈등과 개그를 만들어낸다. ‘결혼’이라는 관계가 형식적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는 전개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따르되, 여기에 오니의 문화와 가치관이 개입되면서 신선함을 더한다. 또한 혼인 계약에는 단순한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오니 세계의 정치적 균형과 가문 간의 갈등이 얽혀 있어, 러브라인이 단순한 감정선 이상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코미디와 드라마, 사회적 의무라는 측면에서 다층적으로 해석하며 독자에게 다양한 감정과 사유를 제공한다. 초반에는 억지로 시작된 관계처럼 보이지만, 두 주인공은 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키고 감정적으로도 점점 가까워지며, 진정한 부부로 성장해 간다. 이들의 유쾌하고 때론 애틋한 동거 생활은 작품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채우며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는 오니 세계의 판타지

《대동경귀가전》은 도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귀가(鬼嫁)’라는 전통 오니 문화가 중심이 되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오니코가 속한 온기츠 가문은 오랜 세월 도쿄의 어둠을 다스려 온 명문가이며, 이들은 인간 세계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해 왔다. 특히 오니코의 혼인 계약은 단순한 결혼이 아니라, 오니와 인간의 융합을 위한 일종의 ‘정치적 동맹’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현대 일본이라는 공간 속에 고전적인 요괴 문화와 신화적 요소를 접목시킨 세계관은 작품의 가장 큰 차별점 중 하나다. 작품 속 오니들은 각기 다른 능력과 가문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과 대립하거나 협력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히로토와 오니코는 이 세계에서 점차 중심적인 위치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가문과 적대적 존재들과 충돌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원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특히 전통 의식을 기반으로 한 오니들의 기술은 단순한 힘의 싸움이 아니라, 의식, 계약, 봉인, 조화 등 복합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서사의 깊이를 더한다. 현대 문명과 전통적 가치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정체성과 가치관도 변화하며, 작품은 단순한 액션물 이상의 메시지를 담는다. ‘과거를 지키면서도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테마는 《대동경귀가전》의 중심을 이루며, 오니와 인간의 관계는 점차 적대가 아닌 공존의 형태로 진화해 간다.


러브 코미디와 성장 서사의 절묘한 균형

《대동경귀가전》이 단순한 퇴마 액션물이나 러브 코미디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주인공들의 감정적 성장과 인간적인 유대가 깊이 있게 다뤄지기 때문이다. 히로토는 처음에는 말 그대로 ‘끌려온 남편’에 불과하지만, 점차 오니코와의 생활을 통해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와 책임을 자각하게 된다. 반대로 오니코 역시 히로토를 단지 계약의 대상이나 명문가의 도구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게 되며, 그를 통해 인간 세계의 따뜻함과 다양성을 배우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시종일관 코믹하고 유쾌하게 묘사되지만, 특정 에피소드에서는 진지하고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지며 관계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장면, 사소한 일상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대화는 독자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 속에서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오니코의 가족, 라이벌 오니들, 히로토의 친구들까지 모두가 저마다의 갈등과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이 벌이는 에피소드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작품의 서사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작가는 개그와 액션 사이에서 감정의 균형을 잃지 않으며, ‘강요된 관계’가 ‘진짜 유대’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결과적으로 《대동경귀가전》은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도 따뜻한 감정선을 잃지 않으며, 독자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관계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동시에 안겨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