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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 선택의 무게, 인간의 윤리, 무너지는 이상과 인간성, 괴물은 누구?

by umin2bada 2025. 4. 17.

"몬스터" 이미지
만화 몬스터

선택의 무게, 그리고 인간의 윤리에 대한 질문

《몬스터》는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가 1994년부터 연재한 작품으로, 한 외과의사의 선택이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비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입니다. 주인공은 천재적인 실력을 지닌 일본인 외과의사 텐마 켄조입니다. 그는 독일의 한 병원에서 미래를 보장받은 유망한 의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자신이 수술해야 할 환자를 선택하는 순간, 인생의 방향이 송두리째 바뀌게 됩니다. 병원장의 지시로 시장을 살리는 대신, 텐마는 한 소년을 살리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그 결정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가 살린 소년, 요한 리베르트는 이후 연쇄살인범이 되며, 인간의 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중심 인물이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범죄 추적이나 미스터리에 그치지 않고, ‘무엇이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가’, ‘선한 의도가 항상 옳은가’와 같은 도덕적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작품 내내 텐마는 요한을 쫓으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자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가 만들어낸 괴물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몬스터는 인간 본성과 윤리에 대해 복잡하면서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도 선택의 무게와 도덕의 기준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듭니다.


무너지는 이상과 끝없는 추적 속의 인간성

《몬스터》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넘어서, 인물들이 각자의 과거와 상처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또 다시 일어나는지를 보여줍니다. 텐마는 완벽한 이상주의자였지만, 자신이 살린 소년이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현실 앞에서 이상은 무너집니다. 그는 요한을 쫓는 여정을 통해 많은 인물들을 만나게 되며, 각자가 삶에서 겪은 고통과 트라우마를 마주합니다. 형사 룽게, 소녀 니나, 전직 군인,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각각의 상처를 안고 요한의 실체에 다가갑니다. 이러한 인물 간의 관계와 이야기는 작품에 더 큰 깊이를 부여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품이 인간의 악을 단순히 타고난 것이 아니라, 환경과 선택, 기억, 상처 등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만들어지는지를 치밀하게 설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몬스터는 정적인 미스터리 구조가 아니라,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고민하며 성장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텐마 역시 요한을 멈추기 위해 총을 들게 되지만, 그가 가진 의사로서의 본질, 즉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윤리와 끊임없이 충돌하게 됩니다. 이 충돌은 단순히 외적인 액션이 아닌 내면의 심리전으로 이어지며, 독자들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줍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흐르는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몬스터를 단순한 추리물이 아닌 철학적 텍스트로 만들어 줍니다.


괴물이 된 소년과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요한 리베르트는 《몬스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자, 가장 미스터리한 존재입니다. 그는 외모만 보면 온화하고 지적인 청년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공허와 무자비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증명하려 합니다. 요한은 사람들의 약한 틈을 파고들어 자멸하게 만들고, 때로는 자신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상대가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즐깁니다. 그는 물리적 폭력보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통해 사람을 조종하며, 이 점이 그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듭니다. 텐마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내가 저 아이를 살린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 이 질문은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텐마의 발목을 붙잡고, 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요한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그는 괴물이 되기를 선택한 소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가 만들어낸 괴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과거와 그가 겪은 일들,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가치관은 단순히 ‘악’이라는 단어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끝까지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를 묻습니다. 요한인가, 그를 방치하거나 만들어낸 어른들인가, 아니면 그를 막을 수 있었지만 외면했던 사회인가. 작품이 마지막에 던지는 침묵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독자 각자에게 맡기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몬스터는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괴물성과 그에 대한 책임, 그리고 그것을 마주보는 용기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