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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평범한 경음부 : 고등학교 경음부 에서 일어나는 일상,웃음,음악 이야기

by umin2bada 2025. 6. 3.

《평범한 경음부》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평범함’과 달리, 실은 고등학교 내 작은 음악 동아리의 유쾌하고 다채로운 청춘을 그린 독특한 학원 일상 만화다. 음악 실력보다 인연과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캐릭터 각각의 매력이 섬세하게 드러나는 전개가 특징이다. 경음악부라는 공간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갈등, 음악을 통한 성장, 그리고 친구 간의 애정 어린 대화가 이어지며, 마치 독자가 같은 교실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과하지 않은 드라마와 자연스러운 개그, 그리고 음악이라는 테마가 어우러져 독자에게 편안한 즐거움을 주는 이 작품은 힐링물로서도 손색없으며,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관계의 깊이를 더해가는 청춘물의 정수를 보여준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진부하지 않고 유쾌하게 전개되며, 학원물 특유의 활기와 웃음이 페이지마다 살아 있어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은 이야기로 완성된다.

만화 "평범한 경음부" 이미지

고등학교, 경음부, 그리고 모두의 사소한 시작

《평범한 경음부》는 고등학교의 조용한 한 구석에서 시작된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거창한 꿈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것이 아니라, 그냥 기타가 좋아서, 친구를 따라, 혹은 아무 부서도 마땅치 않아서 들어온 학생들로 구성된 이 경음악부는 제목 그대로 ‘평범한’ 곳이다. 하지만 이 평범함이 바로 이 만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캐릭터들은 음악에 대한 집착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그 속에서 각자의 성장을 조금씩 이뤄간다. 예를 들어, 기타 초보였던 주인공은 단지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악기를 잡고, 연습을 통해 어느새 무대에 서는 꿈까지 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음악이라는 소재를 너무 어렵거나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일상 속의 성취감과 청춘의 무게를 적절히 보여준다. 이들은 대회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거나, 대규모 공연을 목표로 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매주 연습실에서 모여 음료수를 나누고, 연주를 맞춰보고, 친구의 실수에 웃음을 터뜨리는 그 순간들이 더 중요하다. 이렇듯 ‘경음부’는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관계를 맺는 공간이자, 일상의 애정이 쌓여가는 장소로 그려진다. 이는 많은 독자들이 학창시절 경험했을 법한 감정들을 자극하며, 지나간 시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작중 캐릭터들은 연습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며 서서히 친구가 되어간다. 음악이라는 목적보다는 ‘같이 있는 것’이 중심이 되는 서사이기에, 특별한 사건 없이도 각 회차가 따뜻한 감정을 남긴다. 《평범한 경음부》는 바로 이 평범한 시간을 어떻게 특별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음악은 그저 수단일 뿐, 진짜 주인공은 관계

이 작품에서 음악은 사건을 만들거나 긴장감을 유발하는 도구가 아니라, 캐릭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해가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실제로 연주 실력이 뛰어난 캐릭터가 중심이 되거나, 음악을 주제로 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악보를 잘 못 읽는 친구’, ‘박자 감각이 부족한 부원’, ‘기타를 연습 안 하고 오는 사람’까지도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는 음악의 결과보다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에 더 초점을 맞춘다. 어느 날은 밴드 이름을 정하는 것으로 한 회차가 끝나고, 또 어떤 날은 단순한 연습 중 티격태격하는 일상이 전부지만, 그 안에서 캐릭터들은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특히 서로 다른 이유로 경음부에 들어온 인물들이 각자의 사정을 털어놓거나, 연주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에서는 진부한 감동이 아니라 정말 자연스러운 교감이 전달된다. 작품 전반에 걸쳐 ‘완벽하지 않음’이 강조되며, 독자들은 이 불완전한 캐릭터들에 더 큰 애정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 만화는 개그 요소와 일상의 반복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인간관계를 깊게 쌓아간다. 대사 하나하나가 유쾌하고, 사소한 행동 속에 숨겨진 진심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많아, 음악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구조다. 무엇보다도 ‘경쟁’과 ‘성공’이 아닌 ‘함께함’과 ‘지속’이라는 주제가 중심이기 때문에, 현대 청춘물의 과잉된 긴장감이나 극적 사건에 피로를 느낀 독자들에게 신선한 감정을 선사한다. 《평범한 경음부》는 음악을 핑계로 모인 이들이 음악보다 소중한 것을 얻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웃음과 위로,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평범한 경음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 이야기의 큰 전환점이나 충격적인 사건은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그 대신 매 화마다 ‘소소한 행복’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꾸준히 쌓여간다. 예를 들어 공연을 앞두고 긴장하는 부원을 다른 친구들이 조용히 응원하거나, 연습 후 늦은 밤 같이 라면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 같은 장면이 작품의 정서를 상징한다. 음악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 이 친구들의 관계는 독자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또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파동 질투, 고마움, 설렘이 너무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되기 때문에 감정선이 깊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캐릭터들은 모두 누군가의 친구, 혹은 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오르게 할 만큼 현실적이며, 그 현실성이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그들의 농담과 싸움, 작게는 연습실에서의 눈빛 교환이나 함께 들은 음악 한 곡이,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평범한 경음부》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특별할 수 있는 청춘의 감정을 충실히 그려낸다. 모든 장면이 크게 보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릴 때 ‘그때 좋았지’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기억처럼, 이 만화는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적시는 작품이다. 음악을 빌미로 모였지만 결국 음악보다 더 많은 걸 나누게 되는 이들의 우정은 청춘의 가장 진한 모습이며, 소중한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큰 기승전결이 없는 대신, 평범한 하루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데 집중한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