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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돈게쓰 : 도시 속 돈과 권력 ,인간성 을다룬 느와르

by umin2bada 2025. 8. 31.

"돈게쓰" 는 범죄 조직과 부패한 도시를 무대로 돈과 권력, 그리고 인간성의 파멸을 그린 느와르 만화다. 주인공은 조직의 말단에서 시작해 점차 권력의 중심으로 나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신과 폭력, 그리고 고독을 경험한다. 작품은 단순한 액션을 넘어 돈이 지배하는 사회의 민낯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독자에게 강렬한 몰입감과 동시에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만화 "돈게쓰" 이미지

 

네온빛에 가려진 도시의 민낯

돈게쓰의 첫 번째 매력은 세계관과 배경이다. 작품 속 도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번쩍이는 고층 건물로 가득하지만, 그 이면에는 갱단과 범죄조직, 그리고 썩어 문드러진 권력 구조가 얽혀 있다. 이곳에서는 돈이 법 위에 존재하며, 권력은 정의 대신 폭력으로 유지된다. 경찰과 정치가들은 이미 범죄 조직과 한통속이 되어 부패했고, 시민들은 공포와 무력감 속에 하루하루를 견딜 뿐이다. 작가는 이 배경을 단순한 무대로 활용하지 않고,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를 반영하는 장치로 삼는다. 예컨대 주인공이 처음 발을 들이는 뒷골목은 좁고 습하며, 언제 폭력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반면 상류 조직이 모여 있는 호텔이나 카지노는 화려하지만, 그 내부에는 더 교묘하고 잔인한 권모술수가 숨어 있다. 네온사인은 화려하게 빛나지만, 그 아래에서는 피와 눈물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양면성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과 맞닿아 있다. 겉으로는 번영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 있는 사회, 돈이 모든 질서를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돈게쓰의 세계는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화려함 뒤의 추악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돈과 권력, 그리고 인간성의 균열

돈게쓰의 두 번째 축은 작품이 전하는 주제다. 제목이 암시하듯, 돈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인간 관계와 사회 질서를 지배하는 절대적인 힘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돈을 생존의 수단으로만 여기지만, 점차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욕망에 휘둘린다. 그는 돈을 좇아 조직 내에서 승진하고, 권력을 얻으며, 적들을 무너뜨린다. 그러나 동시에 친구를 배신하고, 사랑을 외면하며, 가족을 잃는다. 작가는 이 과정을 냉정하게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묻는다. 과연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인간을 살게 하지만, 인간성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또 다른 주제는 권력과 고독이다. 주인공은 권력의 정점에 오르지만, 그 자리에서 느끼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끝없는 고독이다. 그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군림하지만, 정작 진심으로 의지할 수 있는 이는 사라진다. 권력의 절정은 곧 인간관계의 파괴로 이어지고, 고독은 그의 내면을 잠식한다. 작품은 이 아이러니를 통해 독자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돈과 권력인가, 아니면 누군가와의 진실한 관계인가. 마지막으로 돈게쓰는 운명과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주인공은 늘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은 그의 운명을 바꾼다. 그러나 선택의 결과는 언제나 새로운 폭력과 배신을 불러온다.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환경과 사회에 의해 강제된 길을 걷는 것일지도 모른다. 돈게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삶의 본질적 모순을 드러내며, 단순한 범죄 드라마 이상의 울림을 남긴다.


느와르가 남기는 고독과 성찰

돈게쓰는 장르적 재미와 철학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 수작이다. 액션과 암투, 배신과 권모술수는 독자에게 긴장감과 몰입을 선사한다. 그러나 작품이 진정으로 빛나는 순간은, 인물들의 고독과 허무가 드러날 때다. 주인공은 권력과 돈을 손에 넣었지만, 정작 마음을 나눌 상대를 잃고, 끝없는 의심 속에서 살아간다. 그가 손에 쥔 돈뭉치는 무겁지만, 그 무게만큼 그의 내면은 공허하다. 이는 곧 느와르라는 장르가 가진 본질을 잘 보여준다. 느와르는 화려한 범죄와 폭력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고독한 존재인지를 드러내는 이야기다. 돈게쓰는 독자에게 범죄 세계의 잔혹함을 보여주면서도, 결국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현실 속에서도 돈과 권력은 인간 관계를 왜곡하고, 때로는 사람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독자는 주인공의 몰락과 고독을 지켜보며 분노와 연민을 동시에 느낀다. 그리고 작품이 끝난 뒤에는 질문이 남는다. 나는 돈과 권력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처럼 돈게쓰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삶의 성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느와르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치밀한 서사와 강렬한 연출을 즐길 수 있고, 더 깊은 의미를 찾는 독자라면 돈과 인간성의 관계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결국 돈게쓰는 어둠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고독을 탐구하는 느와르의 정수라 할 만하다.